[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 D-2] 앵거스 디턴 "브렉시트, 가슴으로 투표하면 나중에 두뇌가 후회할 것"

입력 2016-06-20 18:07  

노벨경제학상 10인 '브렉시트 반대' 공개서한

디턴 "EU 탈퇴는 재앙…잔류에 투표할 것"
'찬성 vs 반대' 44%로 팽팽…결과 장담 못해



[ 이상은 기자 ]
경제학자들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왔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열 명이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에 공동 서한을 게재한 것은 탈퇴파(브렉시트 찬성)의 기세가 아직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16일 잔류를 주장하던 조 콕스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이 탈퇴를 지지하는 토머스 메어(52)에게 피살당한 뒤 찬성이 우세하던 기류는 한 풀 꺾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공개 설문조사한 결과를 합해 계산한 여론 추세는 20일 기준 찬성(44%)과 반대(44%)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23일 투표 때까지 여론조사는 3~4회 더 이뤄질 예정이다. 투표함 뚜껑을 열 때까지는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디턴, “브렉시트 반대에 투표”

가디언지에 낸 ‘브렉시트 경고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스코틀랜드 출신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201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는 “EU 잔류에 투표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영국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그는 8일 스페인 언론 라방가르디아와의 인터뷰에서 “심장(감성)에 이끌려 브렉시트에 투표하면 두뇌(이성)가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가) 모두에게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디턴은 “월급이 줄어들고 생활 수준이 낮아져 좌절한 사람이 많다”며 “비난할 대상을 찾는 그들은 이민자를 지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리적인 결정으로는 브렉시트에 이르지 않으며, 감성적인 경로를 따라야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디턴 교수 외에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남편인 조지 애컬로프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2001년), 장 티롤 프랑스 툴루즈 경제대 교수(2014년),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교수(2007년), 피터 다이아몬드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2010년) 등이다.

또 다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2001년)도 EU 잔류를 지지한다. 다만 그는 미국과 EU 간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이 체결되면 영국이 EU에서 나가는 게 더 나을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영국 기업 M&A 70% 급감

브렉시트가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영국 기업이 불이익을 보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FT는 올 들어 영국의 인수합병(M&A) 실적(576억달러·약 67조6000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나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한 대형 유럽계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영국이 세계 최대 단일시장에 남을지 빠져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 누구도 M&A를 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다른 회원국에서도 잇달아 탈퇴 여론이 거세게 일어나 EU 체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윌럼 슐츠 씨티그룹 유럽·중동·아프리카 M&A부문 대표는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유럽의 M&A 활동은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렉시트로 영국 명품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브렉시트 때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파운드당 1.4달러대 중반에서 1.2달러로 20%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영국계 HSBC은행의 전망을 제시했다. 이 경우 이탈리아 등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관련 인건비·원부자재 비용을 유로화로 결제하고 있는 버버리 등은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이 신문은 내다봤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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